26/03/2026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칼럼 - 이기적인 사랑
46세 여성이 남편이 이기적인 방식으로 성관계를 한다고 느껴, 남편과의 성관계를 자주 거절했다. 그 결과 두 달에 한 번 정도만 관계를 허락하게 되었고, 그때마다 남편은 애무 없이 곧바로 삽입을 했다. 이러한 행동은 오랜 시간 동안 바뀌지 않았고, 그녀가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평생 이기적인 남편과 함께 살아왔다. 남편은 애무를 하지 않았고, 그녀는 성관계를 거절했다. 즉, 두 사람은 서로 주고받지 않는 관계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주고받는 균형 속에서 유지되는데, 이 부부는 그 균형이 무너진 상태였다.
그녀는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는 심정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고 한다.
남편의 애무 부족으로 인해 그녀는 흥분이 잘 되지 않았고, 그 결과 질 건조증이 나타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했고, 질레이저 시술을 받으며 간단한 상담을 함께 진행했다.
“만약 본인이 받고 싶은 것이 있다면, 먼저 주세요. 춘향이가 이몽룡을 유혹하듯이 남편을 먼저 따뜻하게 대해보세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고, 그다음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받는 것이 관계의 협상입니다. 주고받는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서로가 주고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주고받기 시작하면 관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기적인 방식의 사랑, 즉 남편은 애무를 하지 않고 아내는 성관계를 거절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는 단순한 성관계 거부나 애무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 간의 감정적 거리, 성적 소통의 부족, 그리고 관계의 균형에 대한 문제다.
1. 성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
남편이 애무 없이 삽입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이는 사랑의 표현이라기보다 욕구의 표현에 가깝다.
아내가 성관계를 거부하는 것도 단순한 성욕 저하가 아니라, 존중받지 못하고 감정적 연결이 끊어진 결과일 수 있다.
남편의 입장: “왜 받아주지 않지?”
→ 성관계를 부부 사랑의 표현으로 여기며, 성욕 해소를 중요한 문제로 생각한다.
아내의 입장: “왜 나를 배려하지 않을까? 왜 애무를 해주지 않을까?”
→ 성관계 이전의 감정적 교류를 사랑의 표현으로 여기며, 존중 없이 이루어지는 성관계를 고통스럽게 느낀다.
즉, 성행위 이전에 필요한 정서적 친밀감, 배려, 커뮤니케이션이 무너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로 많은 부부가 갈등을 겪는다.
2. 어떻게 풀어야 할까?
1) 성적 소통을 다시 시작하기
“당신이 나를 원할 때, 나는 도구처럼 느껴져.”
“내가 거부하는 이유를 진심으로 들어줄 수 있어?”
→ 비난이 아닌 감정 중심으로 솔직하게 표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서로의 욕구뿐 아니라 두려움, 서운함, 오해까지 나누는 대화가 필요하다.
2) ‘성행위 = 삽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여성은 정서적 애착이 없을 경우, 성적으로 이용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함께 어루만지는 관계가 중요하다.
스킨십, 마사지, 입맞춤, 대화, 눈맞춤과 같은 요소들은 단순한 삽입 성교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3)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 받기
폐경, 스트레스, 질 건조증 등으로 성욕이 저하된 경우에는 의학적 치료와 함께 심리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3. 관계 회복의 첫걸음
남편: “내 욕구만 생각했던 것 같아. 미안해. 다시 다정해지고 싶어.”
아내: “나는 계속 거절만 했지, 당신에게 성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몰랐던 것 같아. 내 마음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어. 사실 많이 외로웠어.”
이처럼 서로의 진심과 상처를 듣고 이해하는 것에서 관계 회복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