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2025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칼럼 - 돈과 결혼
64세 여성이 그녀에게 구애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그것을 허락할지 말지 고민하면서 산부인과를 찾았다.
그녀에게 재혼을 제안한 남자는 호주에 사는 남자였다. 그는 호주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서, 정부에서 인구를 2,500만 명에서 5,000만 명으로 늘리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구혼하는 이유가 사랑 때문인지, 아니면 돈 때문인지 알아내야 했다.
그녀는 성당에 5,000만 원을 기부하고, 다른 사람에게 밥도 잘 사 주며 살아왔다. 그러던 중 별생각 없이 산 땅이 있었는데, 그 땅을 지키기 위해 20년 동안 매달 이자 200만 원씩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그 땅 앞에 지하철이 생길 예정이라, 평당 50만 원이던 땅값이 2,000만 원까지 오를 예정이었다. 예전에 스님이 그녀에게 7년 안에 남들이 만져보지 못할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곧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었다. 얼마 전 호주로 골프를 치러 갔다가 그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사주에는 남자 복이 없다고 했다. 그녀가 만나는 남자는 그녀의 뼈와 살을 갉아먹는다고 했다.
최근 한 여자 연예인이 재혼한 남자의 빚 13억 원을 갚아주고, 30억 원짜리 집을 사 주었으며, 또 5억 원의 사업자금을 요구받았다는 기사를 봤다. 그녀는 그 기사를 보며 그 여자 연예인의 팔자가 지긋지긋하게 느껴졌는데, 자신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녀는 최근 재산의 50%를 증여했는데도 부동산으로만 100억 원이 남아 있었다. 그 사실이 기분 좋았지만, 동시에 그녀에게 다가오는 남자가 그녀의 돈 때문일까 걱정이 되었다.
돈이 많은 사람의 고민 중 하나는 상대방이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지, 아니면 돈 때문에 좋아하는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돈 때문에 좋아한 사람은 돈이 사라지면 함께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돈을 함께 쓰려 하므로, 어렵게 번 돈이라도 금방 사라지게 된다.
그녀의 전남편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60억 원을 잃었고, 18년 전에 이혼했지만 아직도 그녀의 두 번째 집에 살고 있었다. 그 집의 비용도 그녀가 부담하고 있었다.
그녀의 전 남자친구는 세 살 연하였는데, 10년간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는 6년 동안 그녀에게 구애했지만, 그녀는 처음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연인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그녀가 그를 경제적으로 도와주게 되었고, 그가 돈 때문에 자신을 좋아했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헤어졌다.
그런데 호주 남자친구도 최근에 그녀에게 돈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그녀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 무섭고 지긋지긋하게 느껴졌다. 왜 친해지면 남자들이 하나같이 돈 이야기를 꺼내는 걸까? 그녀는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돈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호주로 시집갈 생각을 하며 산부인과에 와서 질 관리를 받았다. 그가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믿고 진통제까지 먹으며 관계를 가졌지만, 여전히 남자 복이 없다고 느꼈다.
최근에 본 사주에서는 곧 귀인이 나타날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돈 욕심이 없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줄 남자를 만나고 싶었다. 그런 남자가 나타난다면, 그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사람에게 돈이 너무 없어도 문제이지만, 너무 많아도 이런 고민이 생긴다. 특히 돈이 많은 여자나 남자에게도 이런 어려움이 있다.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녀가 앞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길 바란다.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녀도 평범하게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