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7/2015
아기가 토하고 설사를 해요.
급성 설사와 구토는 영•유아에서 상기도 증상 다음으로 흔합니다. 영•유아 설사질환은 사회 경제의 발달과 더불어 이환율 및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하였으나,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소아 사망원인의 19% 가량을 차지하며 연간 150만 명 이상이 설사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급성 감염성 설사 이외에도 가정에서 어머니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구토와 설사의 원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위식도 역류: 위식도 역류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으로 건강한 영.유아에게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들은 아기의 입주위로 흘러나온 우유를 발견하거나 아기가 토하는 것을 관찰하게 됩니다. 아기가 매번 우유를 올리더라도 편안해하고 몸무게가 잘 늘어나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며, 아기가 자라면서 그 횟수가 줄어들고 생후 12 ~18개월 즈음에는 저절로 없어지므로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식도 역류가 있는 신생아와 영아들에게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우유를 먹이기보다는 적은 양의 우유를 자주 먹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또한 우유를 먹이는 도중 또는먹인 후에 반드시 트림을 시켜주시고 기저귀를 느슨하게 하여 복압을 낮추어 주신다면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어머니들은 가정에서 아기를 카시트에 비스듬히 뉘여 우유를 먹이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오히려 복압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모유 수유: 모유를 먹는 아기는 정상적으로 하루에 12번 까지 변을 볼 수 있으며 분유를 먹이는 아기에 비해 변이 묽을 수 있으므로 병적인 설사와는 구별을 하셔야 합니다. 또한 아기의 변이 녹색인 것을 보고 걱정하시는 어머니들이 많은데 이는 아기의 장운동이 빠를 경우 아기의 변에 있던 녹색의 담즙이 대장안에서 노랗게 변할 시간이 없어서 발생하는 현상이므로 염려할 일은 아닙니다.
급성 감염성 장염: 영유아의 가장 흔한 구토와 설사의 원인은 감염성 장염입니다. 세균과 기생충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입니다. 그 중에 로타 바이러스는 4-24개월 연령의 아기들에게 열과 더불어 심한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입니다. 이를 예방하고자 한국과 미국에서는 모든 영아들에게 생후 2, 4, (6)개월에 로타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을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로타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은 자연치유가 되지만 때로는 심한 설사와 구토에 따르는 탈수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구토가 24 시간이상 지속되어 여전히 물조차 삼키지 못한다거나 입안이 마르고 소변양이 줄어들며 축 처진다면 위험한 상태이므로 빨리 병원에 데려가셔야 합니다. 보통 구토증상은 설사보다 빨리 호전되므로 아이가 토하지 않고 먹을 수만 있다면 탈수를 막기위해 가정에서 소금이나 간장을 섞은 쌀미음이나 경구용 수액 (Pedialyte®: 슈퍼에서 구입가능) 을 조금씩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당분이 많이 든 음료나 스포츠 음료(Gatorade®)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토하지 않고 경구용 수액이나 미음을 잘 삼킨다면 조금씩 평상시 먹던 고형 음식으로 진행하셔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다만 너무 맵고 짠 음식이나 기름기 많은 음식은 당분간 삼가하셔야 합니다. 설사를 염려하셔서 한동안 음식을 제한하시는 어머니들이 많은데 그러할 경우 오히려 영양부족으로 장조직의 재생이 느려져 설사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셔야 합니다.